[이슈워치] "진실폭로 VS 사실왜곡"…볼턴 회고록 공방 점입가경<br /><br /><br />[앵커]<br /><br />정식 출간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, '그것이 일어난 방'을 둘러싼 논란이 점입가경입니다.<br /><br />회고록 가운데 한반도와 관련된 내용이 상당 정도 포함돼 있어 우리로선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는데요.<br /><br />볼턴 전 보좌관은 트럼프 행정부의 가려진 진실을 밝힌 것이라고 주장하지만, 트럼프 대통령측은 사실왜곡이라며 강력 반박하고 나섰습니다.<br /><br />회고록이 어떤 내용을 담고 있고 어떤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지 이상현 기자와 함께 짚어보겠습니다.<br /><br />이 기자. 회고록이 현지시간으로 내일 출간인데 미국 법무부와 여러 소송전이 있었죠.<br /><br />출간은 정상적으로 되는 건가요.<br /><br />[기자]<br /><br />네, 그렇습니다.<br /><br />워싱턴DC 법원이 회고록 출간을 금지해달라는 법무부의 요청을 기각하면서 출간은 정상적으로 이뤄질 전망입니다.<br /><br />사실 이제와 출간 자체는 큰 변수가 아니기도 한데요.<br /><br />책의 해적판 파일이 인터넷에 무료로 배포됐기 때문입니다.<br /><br />선인세로 200만 달러, 약 24억원을 받은 볼턴으로서는 큰 타격이 아닐지 몰라도, 출판사로서는 피해가 예상되는 상황입니다.<br /><br />앞서 법원이 법무부의 요청을 기각한 것도 전 세계에 회고록 수십만 부가 퍼지고, 언론사들도 책을 입수해 금지의 실익이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입니다.<br /><br />하지만 법원은 볼턴이 기밀을 공개해 국가안보를 위험에 처하게 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수익 몰수와 형사 처벌을 당할 수 있다고도 언급해 볼턴이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입니다.<br /><br />[앵커]<br /><br />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있었던 2차 북미정상회담 이야기가 있네요.<br /><br />당시 타결 무산으로 충격을 줬죠.<br /><br />볼턴이 그 이유를 공개했군요.<br /><br />[기자]<br /><br />네, 그렇습니다.<br /><br />저도 당시 취재팀의 일원으로 하노이의 프레스센터에서 정상회담 결과를 기다리다가 무산됐다는 소식을 듣고 잠시 당황했던 기억이 납니다.<br /><br />트럼프 대통령은 영변 핵시설 이외에 대륙간탄도미사일, 즉 ICBM 해체 등을 추가 요구했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영변의 의미를 강조하며 거부해 양측이 평행선을 그렸다는 것입니다.<br /><br />이 얘기 자체는 그동안 외교가에서 흘러나왔던 2차 회담 결렬의 이유와 크게 다르진 않습니다만, 회고록에 담긴 볼턴의 역할이나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이 눈길을 끕니다.<br /><br />볼턴은 미국의 양보로 회담이 끝날 것을 우려해, 1980년대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서기장과의 회담 당시 레이건 대통령이 회담장을 박차고 나오는 영상을 트럼프 대통령에 보여줬다고 합니다.<br /><br />영상을 본 트럼프 대통령이 '내가 유리한 입장이니 언제든 회담장을 걸어나갈 수 있다'면서 심지어 스몰딜, 즉 작은, 부분적인 합의와 회담장을 걸어나가는 것, 즉 회담이 무산되는 것 가운데 무엇이 더 기사가 되겠느냐고 물었다는 주장입니다.<br /><br />볼턴은 트럼프 대통령이 당시 하노이 회담이 끝나고 김정은 위원장에 "대단한 그림이 될 것"이라며 비행기로 북한까지 바래다 주겠다는 파격적인 제안을 했고, 김 위원장이 이를 거절했다는 내용도 소개했습니다.<br /><br />[앵커]<br /><br />판문점 남북미 회동 등 남북미, 한미 관계에 대한 내용도 언급되어 있다고요.<br /><br />[기자]<br /><br />네, 그렇습니다.<br /><br />사실 이 부분이 특히 많은 논란을 낳고 있습니다.<br /><br />볼턴 전 보좌관의 일방적인 주장에 대해 관계당사자달은 사실왜곡이라며 펄쩍 뛰고 있습니다.<br /><br />사실로 받아들이기에 앞서 추가적인 규명이 필요한 대목입니다.<br /><br />볼턴은 회고록에서 1차 북미정상회담 아이디어를 제안한 것은 김정은 위원장이 아니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라고 주장했습니다.<br /><br />또 작년 6월 판문점 남북미 정상 회동에 대해 북한은 문 대통령의 참석을 원하지 않았고 미국도 북한의 뜻을 존중한다는 입장이었으나 한국의 적극적 요청으로 세 정상이 한 자리에 선 모습이 연출됐다고 볼턴은 주장했습니다.<br /><br />아직까지 타결이 지연되는 한미 방위비 협상에 대한 내용도 담겼는데요.<br /><br />트럼프 대통령이 작년 문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까지 내비치며 방위비 협상과 관련해 수차례에 걸쳐 증액해달라는 노골적인 압박을 했다는 것입니다.<br /><br />[앵커]<br /><br />이런 볼턴의 얘기 얼마나 믿을 수 있는 겁니까.<br /><br />미국 내 반응은 어떤지요.<br /><br />[기자]<br /><br />최근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판 여론이 비등한 만큼 회고록이 대서특필되고 인터넷 서점 베스트셀러가 되는 등 반응은 있지만, 진영을 막론하고 비판적 반응이 더 눈에 띱니다.<br /><br />비판은 두 가지 정도로 수렴되는데요.<br /><br />지난해 트럼프 탄핵 추진 과정에서는 입을 열지 않고 침묵했던 볼턴이 책 출간을 앞두고 잇달아 폭로를 늘어놓고 있다는 점입니다.<br /><br />다른 하나는 트럼프 정부의 모든 외교적 실패는 대통령 및 다른 측근의 탓으로 자신은 책임이 없고 오히려 영웅인 것처럼 적었다는 것입니다.<br /><br />1년 반동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라는 최고위직에 있었던 사람으로서 무책임한 책임 전가가 아니냐는 지적입니다.<br /><br />트럼프 대통령은 볼턴을 비난하면서도 앞으로의 법적 조치에 주력하는 양상입니다. 영상을 한번 보시죠.<br /><br /> "책은 이미 유출됐고, 볼턴은 기밀을 누설했습니다. 그는 큰 문제에 직면하게 됐습니다"<br /><br />이밖에 미국의 대북 정책을 총괄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회고록이 거짓이라고 반박했습니다.<br /><br />볼턴 전 보좌관의 폭로를 무척 반겼을법한 민주당 내부에서조차 반응이 싸늘합니다.<br /><br />민주당 소속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회고록을 보지도, 사지도 않겠다고 비판했습니다.<br /><br />특히 흔히 강경파를 매파라고 부르는데, 볼턴은 슈퍼매파로 불릴 정도로 초강경파로 북한에 대한 최대 압박을 강조해왔다는 점을 주목해야 합니다.<br /><br />더욱이 그는 남북미관계 진전을 견제해온 일본과 유사한 입장을 보여왔다는 점에서 한국에 대해 시종 부정적인 볼턴의 주장은 한 번 걸러서 들을 여지가 있습니다.<br /><br />[앵커]<br /><br />오늘 청와대의 입장 발표가 있었죠.<br /><br />남북미 외교 내용이 다수 공개되면서 정부도 적극적 입장을 내놓는 모습이네요.<br /><br />[기자]<br /><br />네 그렇습니다.<br /><br />결론부터 말하자면 회고록이 사실을 크게 왜곡하고 있다는...
